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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중은 이상하게 잘 굴러가는 작금의 행태가 묘했다. 내 호생(狐生)이 이렇게 술술 흘러갈 리가 없는데. 사냥꾼 떼며 덫이며 추위와 때로는 허기와도 싸워야 했던 지난날, 홍중은 붉은 털 여우야, 성년이 된 남자 간 천 개만 빼먹으면 네 하찮은 소원 한 가지쯤 못 들어주겠느냐- 하던 도깨비의 말에 껌뻑 넘어갔더랬다.  

잡아 먹은 수가 더디게 늘던 것도 순간, 간을 한 이백 개쯤 빼먹으니 꽁무니에 털이 복슬복슬한 꼬리가 하나 더 생겼구 그 후로 차츰 늘어가던 모양새는 어느덧 아홉 개에 이르렀다. 홍중은 신기하게도 꼬리가 하나 늘 때마다 더 능숙하게 다른 것으로 모습을 바꿀 수 있었다. 처음에는 새나 고양이 따위였으나 아홉 개인 지금은 젊고 늙은 모습의 사람에까지 그 도술이 닿았던 것이다.  

아흐레 전 홍중은 구백 구십 구 번째 남자의 간을 빼먹었다. 강 건너 방앗간 집 아들이었는데 그 성정이 어찌나 더럽던지 이레만 기다리면 혼인해주겠다는 홍중을 강제로 범하려 들었다. 퉤-! 더러운 작자의 간은 그만큼 맛이 없었으나 성정(性情)이 돼먹지 못한 자의 간이라 그런지 양심이 쿡쿡 쑤시는 건 덜했다. 죽어도 싸지. 홍중은 가슴이 뻥 뚫린 식은 몸을 보며 제가 아주 어릴 적 커다란 철퇴로 제 아비와 어미의 머리를 내리찍던 사람들과 노오란 털의 제 짝을 죽인 사람을 떠올렸다. 그 사람들도 그 날 가슴이 아펐을까- 감히 생각하건대 아니었을 게 분명했다. 

이제 거의 다 온 참이었다. 한 번쯤 더 이 짓을 한다고 달라질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이렇게 고생해 천 개를 다 먹으면 무슨 소원을 빌까? 홍중은 사람으로 살아보고 싶었다. 잠깐 변하는 거 말고. 남은 생을 평생. 좋아하는 사람과 거 무어야, 폐백 드리고 한 집에서 같은 군불 때며 살아보고 싶기도 했고 뾰족하니 날 선 것만 보면 괜스레 뒤로 소름이 돋는 이 산생활도 그만 두고 싶었다.  

 

“발 밑에 덫이 있나 뭐가 있나 이제 그만 살펴 다니구 싶어.”  

“야 요놈아, 사람두 덫 밟으면 발목 잘려.” 

 

홍중은 겁쟁이 삵 할아범의 말을 한 귀로 흘렸다. 잡혀서 털 가죽 벗겨지는 것보다야 발목 잘리는 게 훨씬 낫지. 적어도 발목 잘렸다고 집에 있는 누군가는 걱정하면서 붕대로 감아줄 거 아냐? 그건 그렇지. 삵 할아범도 그 말엔 못내 고개를 끄덕였다.   

 

곧 추운 겨울이 다가왔다. 눈이 쌓이고 산에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지면 골치가 아파질 것이었다. 겨울에 먹을 것이 궁한 건 사람이나 여우나 매 한가지였다. 홍중은 입 안에 찬 공기를 가득 머금었다가 푸 내뿜었다. 하얗고 몽클한 공기가 굴뚝의 연기 마냥 위로 올라갔다. 한겨울이 오기 전에 요렇게 연기가 퐁퐁 솟는 집을 얼른 찾아야 하는데. 홍중은 겨우내 한 집에 머물렀다 봄이 되면 깔끔히 그 간을 내어 먹고 새 출발을 하겠다는 호기로운 계획을 세웠다. 

홍중이 마지막으로 노리는 이는 산 아래 쬐깐한 초가집에 혼자 사는 사내였다. 사람들 왕래 적은 곳에 오가는 이 없이 살다니 완전 내 간 빼먹어라 아닌가. 그럴 나이가 아님에도 혼자 사는 걸 보면 필시 성미에 문제가 있는 게 분명하니 대충 예쁘장한 여인네로 변해 꼬리 몇 번 흔들면 꼬시는 것은 일도 아닐 것이라 홍중은 안일하게 생각했다. 

 

 

 

 

狐網 

 

 

 

 

그러나 일은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웬 달 밝은 밤 꼬실 놈팡이 얼굴이나 좀 구경하자- 하고 몸을 작은 크기로 바꿔 나무로 설겅설겅 엮어 놓은 대문 새를 들여다본 홍중은 작은 마루에 비스듬히 앉아 꾸벅꾸벅 졸던 웬 까만 사내에게 된통 걸렸던 것이다. 그런데 사내는 아무리 봐도 호미나 낫을 들고 나와 불청객의 멱을 딸 것 같이 생겨 놓고서 고작 새끼 여우에 화들짝 놀라 뒤로 엉덩이를 밀었다. 어, 어허어- 하는 이상한 소리를 내면서.  

그런 소리로 쫓아내면 퍽이나 호랑이도 도망가겠다. 사내가 예상 외로 너무 헐렁했던 탓인가, 자신이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도 잊은 채 홍중은 무슨 자신감인지 가만히 제 솜털이 돋은 앞발 하나를 대문 안으로 들여놓았다. 불에 데인 듯 놀라며 아예 마루에서 일어나는 사내의 눈이 생각보다 크고 둥글었다. 홍중은 꼭 도깨비에게 홀린 것 마냥 아예 마당에 엎드려 누웠다. 멀리서 바라본 지 일 각이나 되었을까, 사내도 홀린 듯 다가와 검지로 홍중의 미간을 꼭 고양이 다루듯 살살 쓸었다. 여우 처음 보나. 꼭 고양이 다루듯이. 홍중은 길게 푸념했다. 그래 인간, 얼마 후에 죽을 텐데 이거 하나 못 참아주겠어? 하지만 어찌나 만짐을 당했는지 한참 후에 눈을 떠 보니 제가 웬 누런 천장 밑에 누워있었다. 홍중은 기함을 하며 몸을 일으킬 수밖에 없었다.  

 

“어, 일어났구나?” 

 

왜 그렇게 태평스러운 건데! 홍중은 깜짝 놀라 방 안을 빠르게 뱅뱅 돌았다. 유일한 문짝은 저 커다란 사내가 막고 있고, 젠장 여기서 다른 걸로 변할 수는 없잖아! 홍중은 홀로 외진 곳에 사는 사내를 찾기 위해 또 발품을 팔고 싶지는 않았다. 어떡하지. 홍중은 결국 얌전히 사내가 건네 주는 질그릇 속 물을 받아 마실 수밖에 없었다. 그때 마침 목이 마르기도 했으므로 불가피한 일이었다 애써 마음을 다잡았다.  

등에 길게 난 검은 털을 문지르면서 사내는 묻지도 않은 이름을 술술 불었다. 박성화라고 했다. 아니 나는 내가 잡아먹을 놈 이름은 알고 싶지 않다니까! 홍중은 외쳤지만 그 외침은 성화에게는 낑낑거리는 짐승소리로 들릴 뿐이었다.  

알겠어. 배고픈 거지? 답하지도 않았는데 뒷마당을 노닐던 닭을 한 마리 잡아 친절히 쪼개 주는 것에는 때마침 마지막 식사가 꽤 전이라는 것을 핑계삼아 몽땅 먹어 치우는 것으로 보답했다. 홍중은 그 날 반나절이 지나도록 그 작은 흙방에 갇혀 있었다. 노을이 지자 밖으로 나가 불을 때는 성화 몰래 그 집을 나설 때도 홍중은 도대체 제가 왜 몰래 나가는가, 또 왜 괜히 서운한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했다.  

 

 

성화는 원래 이런 마을에 내려와 살 일이 없는 사람이었다. 흙집보다는 번듯한 기와 아래 좌정(坐定)하는 것이 어울리는 선비. 섬세한 손 끝으로 종이 팔랑거리며 살에서 먹 내를 풍겨야 옳았다.  

약하고 곧은 선비들이 으레 그렇듯이 성화에게도 품은 커다란 뜻이 있었다. 과거에 급제하겠다- 이런 얕은 뜻보다는 조금 더 큰 것이었다. 이 후줄근한 세상, 먹으로 바꿔 보리라 하는 류의 생각이었다. 그 생각은 여린 선비들이나 하는 것임을 잘 아는 굳센 세상은 성화가 어떻게 해보기도 전에 성화를 반듯하게 두 동강을 냈다. 

또 그런 선비들의 공통된 점이 무엇이냐 하면, 그 뜻이 꺾이고 나면 몸도 약해지는 것이었다. 방 안에서 두문불출(杜門不出)하며 바깥과 척을 지다시피 하던 성화는 이대로는 제가 뙤약볕에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물방울과 같이 스러질 것을 짐작했다. 성화가 찾은 대안은 은거(隱居)였다. 공기 좋고 물 좋은 곳에서 잠시 쉬어 가다 오겠다는 여린 음성을 꺾을 이는 다 기울어져 가는 집안에 없었다.  

나무를 패는 것부터 시작되는 초가집 살이는 그리 녹록치 않았다. 성화는 지금까지 농민들이 짚신을 삼고 벼를 심으며 농요를 부르는 줄 알았던 저를 반성해야만 했다. 농사지어 먹고 산다는 일이 되려 숭고하게 느껴지는 것이었다. 먹물 좀 먹는다고 세상을 쥐락펴락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 자신은 얼마나 오만했나. 이제는 제 실수를 알 것도 같았다.  

그러던 어느 날 찾아온 것이 저 조그만 여우였다. 처음엔 워낙 조그만 게 눈빛이 흉흉한 데다 꽤나 앙칼진 소리를 내어 뒤로 넘어갈 뻔했으나 몇 번 쓰다듬어준다구 몸을 발랑 까뒤집는 것이 꽤나 귀여웠다. 그 뿐인가, 닭 한 마리 잡아줬다고 어느 새 제 이불 속에 쏙 들어가 주둥이만 내놓는 모습은 가히, 절경이었다. 

세상 낚는 어부가 되겠다고 호언장담(豪言壯談)하였건만, 여우 잡는 호망(狐網)이 되었네. 성화는 길게 푸념하는 척했으나 실은 하루가 멀다 하고 뻔질나게 제 앞마당을 드나드는 작은 여우가 못내 좋았다. 말을 하면 알아듣는가 싶기도 하고 고 털이 숭숭 난 발 네 개, 복실한 꼬리를 보고 있으면 겨울에 껴안고 있기 좋겠다 싶기도 했다. 밥을 범상치 않게 먹는다는 것만 빼놓으면 꼭 고양이를 기르는 것 같기도 했다. 성화는 어느새 할 일이 없다 싶으면 품 안에 여우를 껴안고 자꾸만 말을 걸었다. 넌 사는 게 어떠니. 외롭지는 않아? 하긴, 내가 있으니 너도 재밌기는 하지. 난 너 없었으면 이 지루한 삶을 어찌 견뎠을까. 어느 새 죽부인 마냥 삶에 스며들어버린 금수(禽獸). 성화는 잠이 들면 조용히 고로롱거리는 습관을 가진 여우를 쉴 새 없이 쓰다듬었다.  

 

 

** 

홍중은 깊어 가는 겨울도, 날이 갈수록 꾸준해지는 초가집을 향한 제 걸음도 다를 바 없이 나쁜 것이라고 생각했다. 간이나 빼먹고 집이나 날름 훔치려 했던 제 웅대(雄大)한 계획은 어디로 가고 이 사내 무릎에서 잠이나 자고 있다는 말인가. 하지만 공으로 굴러들어오는 고기 덩어리들과 마찬가지로 성화의 무릎과 손길도 중독되는 종류의 것이라 홍중으로서는 어떻게 거부할 생각조차 잘 들지 않았다.  

 

“안녕.” 

 

간밤은 잘 지냈어? 느긋하게 제게만 들리도록 내뱉는 음성에 강아지 마냥 꼬리가 살랑댔다. 홍중은 이것도 나름의 중독(中毒)이라는 생각을 했다. 과연 나는 이리 구는 박성화의 간을 빼먹을 수 있을까. 성화의 얼굴과 홍중에게 해를 끼친 사람들의 얼굴을 겹쳐 보기는 쉽지 않았다. 그 얼굴에 제가 간을 빼먹은 사내들의 얼굴을 겹쳐 보기는 더 어려웠다. 그 사내들 중에 다정히 굴었던 사람이 없던 것도 아닌데 그러했다.  

그래서인지 홍중은 오늘 아침 사내의 음성에 맥아리가 없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자세히 얼굴을 살피니 핏기도 찾아볼 수 없었다. 홍중은 자신도 모르게 발을 빠르게 굴러 성화의 무릎 위로 나는 듯 뛰어올랐다. 걱정하듯 손등을 핥아오는 홍중에 성화가 하하 웃는다. 그 소리도 힘이 없다. 

 

‘어디 아파?’ 

 

홍중은 물음이 가 닿지 않는 것을 알면서도 계속해서 소리를 냈다. 성화는 꾸준히 대답해주다가 이제는 그럴 힘도 없는지 아예 자리를 펴고 드러누웠다. 아마 깊어진 추위와 시름과 피로가 겹친 것이리라는 짐작이 들었다. 홍중은 시답지 않은 성화의 넋두리 몇 달에 박성화의 인생에 대해서 풍월을 읊을 정도가 되었다. 거 참, 이제 간을 빼먹을 만반의 상황이 갖춰졌는데. 그렇게 말하면서도 홍중은 제가 그리 정없이 굴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홍중은 오랜만에 사람의 모습으로 둔갑했다. 다른 사람보다 붉은 기가 도는 머리를 하고 성화의 옷가지 중에 제일 평범한 것을 골라 걸쳤다. 홍중은 성화 대신 방에 불을 때고 죽을 만들고 약초를 캐다 약을 달였다. 성화는 홍중이 쏟는 정성에도 열이 올라 입술이 갈라지고 열꽃이 폈다. 휙휙 눈 앞으로 환상이 지나가고 헛것이 보였다. 제 집을 들락날락 거리는 꽃 도령이 보였으니 말 다했다. 꽃 도령이 성화에게 죽도 끓여주고 말도 걸어주고 이마도 짚어줬다. 왜 이렇게 마음 쓰이게 하냐며 타박도 했다. 성화는 이 다정(多情)이 헛것이 아니기를 바랐다.  

한 번도 안 먹어볼 수는 있어도 한 번만 먹을 수는 없는 음식이 있다고 했나. 홍중에게는 성화가 그러했다. 단 한 번도 마음을 안 줄 수는 있어도 한 번 준 마음을 되돌리기에는 제 마음이 더 아팠다. 며칠을 내리 돌본 보람없이 명을 다해가는 성화를 지켜보는 마음이 꼭 찢어질 것만 같았다. 제대로 코가 꿰인 듯싶었다. 홍중은 밤 새 생각했다. 성화의 뜨거운 손바닥을 꼭 쥐고.  

 

“너에게는 유감이야.”  

 

새벽에 성체(成體)의 모습으로 초가를 뛰쳐나간 홍중은 입이 시뻘게져서 들어왔다. 뭐야 이거. 무지 쉽잖아? 홍중은 밤 길에 보따리를 매고 홀로 장사를 하러 가던 어리석은 나그네를 덥석 물어뜯었다. 진작 이렇게 했으면 천 명 그거 쉽게도 채웠겠다. 실은 앞 뒤 잴 것 없이 박성화 하나 떠올리며 그랬기에, 간절했기에 그랬음을 애써 모른 척하며 홍중은 딱 천 번째 간을 제 뱃속에 담았다. 

천 개를 먹자 마자 퍼런 도깨비불이 둥둥 떠오르며 홍중의 주위를 감쌌다. 예나 지금이나 재수없는 빙글빙글 웃는 표정을 한 도깨비가 용케 천 개를 채웠다며 깔깔댔다. 홍중은 인간이 되고 싶다든가 천호가 되고 싶다는 거창한 소원을 기대하고 선 얼굴에다가 저쪽 초가 사는 인간을 살려 달라는 소박하고 우스꽝스러운 소원을 뱉었다.  

 

“인간을 살려 달라고?” 

“그래, 지금이라도 당장 숨 넘어갈 거 같으니까 토 달지 말구 얼른.” 

“네가 인간을 살려? 내일은 해가 서편에서 뜨겠구나.” 

 

천 개나 모으기 힘들었을 텐데, 그리 하찮은 일에 써도 될 만한 시간이었느냐? 도깨비가 묻는 말에 홍중은 더는 묻지 말라며 도깨비의 등을 떠밀었다. 더 물어봐야 홍중은 답할 말을 찾는 데에 아주 오래 걸릴 것이고, 그 말을 뱉고 나면 꼭 전으로는 절대 돌아가지 못할 것만 같았기 때문이었다. 이미 진작에 전으로 돌아가기에는 늦었음을 모르고. 홍중은 저보다 앞서 성화의 초가로 향하다 자꾸 뒤를 돌아보는 도깨비를 재촉했다. 얼른 가라고, 마음 바뀌기 전에 얼른-  

 

*** 

홍중은 성화가 다 나아서 문을 제 손으로 열고 나오게 되면 이 집을 나가 다신 돌아오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  

성화는 거짓말 같이 가벼워진 제 몸을 보고 순진한 감탄을 금치 못했다. 분명 어제까지 곧 죽을 것 같던 몸이 오늘은 나비처럼 나풀거릴 수 있을 거 같이 가벼웠다. 성화는 자리에서 일어나 제 곁에 놓인 물수건이며 대야, 죽그릇과 아직도 온기가 남은 방바닥을 손으로 짚어보았다. 열에 들떠 헛것을 본 게 아니었나. 풍속소설 속 우렁 각시가 살아온 듯싶었다.  

힘없이 달랑거리는 문을 밀어 열자 마당에 포실한 눈이 얕게 쌓여 있었다. 눈 위에는 작은 발자국이 새겨져 있었다. 성화가 눈을 들어 발자국의 시작점을 찾았다. 첫 날 대문 뒤에 빼꼼 얼굴만을 내밀던 모양새로 여우가 서 있었다. 왠지 모르게 꼭 전부 그 작은 여우 덕인 것 같아 성화는 성큼 맨발로 눈을 딛었다. 주춤 뒤로 물러서는 작은 솜 뭉치 발. 성화는 달려가 그 붉은 몸을 제 품에 안았다. 

 

눈 위로 커다란 사람 발과 여우의 발이 나란히 찍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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